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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워드프로세서

요즘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많이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택근무에서 빠지지 않는 것, 바로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입니다. 아.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는 아래아 한글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워드 프로세서가 국가마다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한국, 일본, 중국, 미국, 그리고 유럽까지 각국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워드 프로세서 포맷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본. 저스트시스템 이치타로

일본의 저스트시스템에서 개발한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인 이치타로는, 당시 입지(立志) 나이에도 불구하고 1979년 7월 창업을 결심한 `우키가와 가즈노리` 사장과 그의 아내인 `하시모토 하스코`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대기업 전자회사와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연구개발 경험이 있던 부부는 각각 회사에 사직서를 낸 후, 일본어에 최적화된 워드 프로세서 개발에 몰두합니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일본어 전용 입력기가 전무한 상황에서, 전용 입력기 지원과 후리가나 등 편의 기능을 사용하기 쉽게 지원하면서 이 회사는 단숨에 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당시 미국의 `빌 게이츠`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엠에스 오피스`의 공세에 이어, 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새로운 버전, 새로운 제품들은 치명적인 버그를 연달아 발생시키며 궁지에 몰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재기에 성공하며 자국에서의 영향력을 더 확장해 나갑니다.

2020년 현재는 일본에서 건재한 소프트웨어 업체 중 하나입니다.

중국. 킹스소프트, 그리고 엔제이스타

킹스소프트와 엔제이스타 모두 중국에 기반을 둔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입니다. 이 중 킹스소프트가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엔제이스타는 중국어 워드 프로세서로 검색은 많이 되지만 개발 스토리에 대한 내용을 현재는 찾아볼 수 없었기에 다루지 않겠습니다.

킹스소프트의 창립자 `츄포준(Qiu Bojun)`은 1년여년의 기간과 함께 1,250 만 줄의 코드로 이루어진 최초의 중국어 워드 프로세서를 만듭니다. 1993년에 작성된 DOS에 기반하여 돌아가는 이 프로그램은 단숨에 중국 워드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합니다. 1990년 윈도우즈 3.0이 출시되면서, 킹스소프트는 윈도우즈와 호환되는 새로운 제품 `팡구(Pangu)`를 연구개발하는데 3년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중국 정부와 미국의 `빌 게이츠`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비밀을 노리면서 자국 기업까지 압박하는 중국 정부, 중국 워드 프로세서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자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킹스소프트가 격돌하면서, 워드 프로세서 시장을 둘러싼 두 회사와 중국 정부의 3파전이 이어졌습니다.

중국에서의 워드 프로세서 전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승리로 끝이 납니다. 이후 중국의 워드 프로세서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며 `엠에스 오피스`의 파일 형식을 원만하게 호환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됩니다.

2020년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오피스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던 점이 기회가 되어, 일치감치 `엠에스 오피스`와의 호환성을 갖추고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였던 중국 워드 프로세서 업계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한글과컴퓨터 `아래아 한글`

1990년 10월 9일에 창업한 대한민국의 `한글과컴퓨터`에서 개발한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인 '아래아 한글'은, 당시 한글과컴퓨터의 대표 `이찬진`님, 이사 `정내권`님을 포함한 5명의 개발진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한글과컴퓨터 창업 이후로 성공적인 사업가의 길을 걸어온 '이찬진' 대표님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래아 한글`의 개발 주역 중 한분인 `정내권` 이사님이 정상적인 학업이 힘들 정도의 소아마비 장애를 겪어왔다는 사실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의외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 한글`은 한국어와 한글의 특성에 맞는 입력기와 문서 형식과 글꼴 제공, 편리한 옛한글과 한자 변환기능 지원 등으로 대한민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1998년 6월, 미국의 `빌 게이츠`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글과컴퓨터에 최대 2천만 달러의 투자를 발표합니다. 그 대가는 대한민국 워드 프로세서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던 `한글과컴퓨터`에게 워드 프로세서 사업을 포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글과컴퓨터`의 지분을 대주주 요건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취득하여 워드 프로세서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실은 일본의 워드 프로세서 업계에도 귀를 기울일 정도로 당시에 주목을 받을 만한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글과컴퓨터`의 적극적인 재기 계획과 실행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실상의 사업 철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20년 현재는 국내에서 IT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를 지속적으로 인수하며 규모를 계속 늘려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건재한 소프트웨어 업체 중 하나입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엠에스 오피스`

1975년 4월 4일에 창업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인 '엠에스 오피스'는 출시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워드 프로세서입니다.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시리즈는 오늘날 개인용 컴퓨터의 사용에 있어 필수가 되어버린 소프트웨어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워드 프로세서 시장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코렐(Corel), 그리고 다국적 IT 대기업인 IBM의 로터스1-2-3(Lotus 1-2-3)이 버티고 있었음에도, 이런 다른 워드 프로세서 개발 업체의 점유율을 철저하게 짓밟으며 시장 1인자로 등극하게 됩니다. 한중일 워드 프로세서 시장도 `빌 게이츠`가 이끄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점유율 전쟁을 치루지 않아본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유럽/국제. 오픈오피스, 그리고 리브레오피스

오픈오피스는 2001년 10월에 시작된 오픈소스 워드 프로세서 프로젝트입니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모든 소스코드가 대중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오픈오피스에 쓰이는 공개 포맷은 유럽과 미국은 물론 러시아, 중동, 아시아, 제3국 까지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안건을 통해 협의가 가능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서 쓰이는 데이터 포맷인 `Open Document Format`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엠에스 오피스'까지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유통되는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의 기술개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워드프로세서 기업인 한컴이 정작 2020년 현재까지 워드프로세서와 관련된 국제 컨소시엄에 대한 관심이 미진하여 비판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던 업체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입니다. 썬 역시 당시 서버 시장의 다국적 기업으로서 큰 규모를 자랑하였으나, 시장변화에 따른 부진을 이어가다 결국 2009년 4월 21일,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대기업인 `오라클(Oracle)`에 인수됩니다.

`오라클`은 썬의 인수가 계기가 되어 현재는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회사가 되었지만, 오픈소스에 매우 적대적이었던 과거의 운영 방침의 영향을 지금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오픈오피스는 결국 오픈오피스, 리브레오피스로 프로젝트가 나뉘어지게 됩니다. 2020년 현재는 양쪽의 정보공유가 어느정도는 다시 활성화되어 어느 쪽을 쓰든 문제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입니다.